반수생인데 학기 초에 공부를 제대로 안했어요 해야 한다는 걸 너무 잘 아는데도 몸이 움직이지 않았고 그런 제 자신이 원망스럽고 짜증 났어요 침대 밖으로 나가는 게 너무 힘들고 억지로 스터디카페에 가도 잠만 자거나 아무것도 안했어요아무것도 안한건 결국 저 자신인데 그걸로 또 스트레스 받고 우울했어요 내가 바뀌면 되는 건데 그거 조금 바뀌지 않는 게 너무 답답했고 내가 단지 귀찮아서 안 하는 건데 혹시 우울증일까 생각하는 제 자신이 어이없었어요 자기연민도 너무 심하다고 생각해요 약간 우울한 나 라는 사실에 이상한 자부심이라도 느끼는 게 아닌가 싶어서 더 혼란스러웠어요공부 안 하는 이유를 우울함 탓으로 돌리고 싶은 걸까? 결국 나 자신에게 원인이 있는데 환경 탓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모든 상황을 확실하지도 않은 우울증핑계로 삼는 게 패션 우울증같이 느껴져서 더 싫었어요휴학 후에는 관리형 독서실을 다녔는데 그곳에서는 제 공부를 관리해주니까 정말 열심히 할 수 있었어요 9모 성적도 정말 잘 나왔구요 그런데 수능 2주 전이 된 지금 다시 예전의 생각들이 조금씩 올라와요 수능도 아직 안 봤는데 벌써 풀어지는 제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져요 공부 해야 한다는 걸 아는데도 몸이 전혀 따라주지 않아요 그냥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자거나 핸드폰만 하고 싶어요누군가가 저를 관리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제가 너무 한심해요 왜 이런 걸까요? 그냥 일어나서 공부하면 될 일을 이렇게 자기연민 속에 빠져서 혹시 우울증일까? 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위로한다는게…동생이 정말 심한 우울증이었는데 그런 동생에 비하면 저는 우울증도 아닌 것 같아요 혼자 있을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니고 고작 일주일에 한두 번 이러는 정도라서.. 그래서 더 한심한것같아요 귀찮음과 게으름을 우울증으로 포장하는 게 너무 잘드러나서요 우울증이 아니면 adhd일까? 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어떻게든 남탓으로 돌리려는거같네요..정신과에 가서 우울증은 아닙니다 라는 말을 듣게 되면 결국 나는 게으르고 천성이 이렇구나 라는 걸 인정해야 할 것 같아서 무서워요 그렇게 되면 영원히 이렇게 쓰레기 같은 삶을 살아야 할까봐 두렵기도해요남들한테 이 얘기를 한적은 없고 엄마한테만 살짝 말씀드려봤더니 공부도 안했으면서 무슨 우울증이냐는 소리만 들었어요 솔직히 맞는 말이긴해요 공부를 하고나서 우울했으면 모를까 공부를 열심히 할때는 우울하지 않았거든요 이 글 자체도 너 우울증 맞아 라는 답변 듣고 안심하고 싶어서 쓴거같아서 더 짜증나요 사실 어느정도 맞는것도 같아서…그냥 수능정병일까요 수능이 끝나도 이 우울함이 안가시면 어떡하죠 ai답변은 삼가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