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사랑하는 방법
31.143.***.*** (31.143.*)
2026.01.29 23:11
저희 어머니는 어렸을때 부터 제가하는 모든 질문이나 잡다한 이야기에조차 시큰둥하며 부정적이며 긍정적인 대답을 들었던 기억이 없습니다. 아마 초등학교 고학년 언저리부터 무슨말을 해도 긍정적으로 돌아오는 대답에 상처입는다는걸 이해한 이후엔 어머니와는 대화하는 걸 포기했습니다.제가 대화하기를 포기하니 어머니도 저에게 말을 걸지 않았고, 저도 어머니에게 말을 걸지 않고 말해봤자 준비물이나 학교 일정등만 통보식으로 이야기했습니다.말해도 어머니는 들은둥마는둥하다, 그리고 까먹고 당일날 귀가 후 물어보는게 일상이었습니다.그리고 어머니의 품보다 지역아동센터와 같은 시설에서 사람을 만나 놀고 밥을 먹으며 자라왔고 마음의 거리는 더 멀어져갔습니다.항상 무슨말이든 무시하고 엄마손에서 자라지도, 엄마가 해준 밥을 먹어본적도 없는 초등학교 생활이었으나 무언가를 잘못하면 항상 맞았습니다맞은다음엔 다섯시간 가량을 손을 들고 벽을보고 서있었습니다센터를 다니기 시작하며 선생님들이 대신 경찰에 신고해주시며 일주일가량 아버지 아는 삼촌네에서 지내다가 어머니와의 분리조치가 끝났고 다시 차디찬 집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가기싫다고 해봤지만 아버지가 손목을 잡고 강제로 이끌었습니다. 다행이게도 그 이후부터 물리적으로 자주 맞진 않았습니다. 안맞았다는건 아닙니다.근데 그런 제 상황에서 센터에서 마주한 아이들은 어머니하고 잘 대화하고 노는 것 같더라고요.한편으론 그게 가능한거구나 싶으면서도 알게모르게 부러움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다시 집으로 들어가게 된 뒤에, 맞게되지만 않았을뿐 관계가 진전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여전히 무슨말을 해도 어머니는 부정적으로 대답했고 저는 여전히 관계진전을 포기했습니다.그러다가 중학생이 되었습니다.저는 당연히 무관심한 어머니, 바쁘셔 얼굴보기 힘든 아버지의 아래에서 무관심하게 자랐습니다성적도 안좋았고, 사교성도 보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성적이 안좋고 성격이 부정적이라는 상담내용을 들은 어머니께서는 또 다시 저를 혼내셨습니다.그날 이후로 맞진 않았습니다.대신 그날은 머리채를 잡히고 마주보고 앉아 너가 그러니까 친구가 없지 어렸을 때 친했던 애들만큼이라도 해라며 왜 그걸 못하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셨습니다.그리고 일주일가량을 노골적인 무시를 당했습니다그리고 단순하게 하라는대로 하면, 칭찬해주실까 싶은 호기심에 처음으로 칭찬받기 위해다른애들만큼 하라해서, 다른애들 그 이상의 성적을 냈습니다.하지만 어머니께서는 단 한마디의 칭찬도 해주시지 않았습니다.어머니께선 아버지께 말하셔 좋아하는 배달음식을 시켜주셨던 것 같습니다.그 뒤에도 성적을 잘받아오거나 교과우수상등의 상장을 받으면 배달음식이나 외식을 했던 것 같습니다하지만 축하한다는 진심어린 한마디는 한번도 못들었던 것 같습니다.그렇게 중학생을 넘어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근데 갑자기 어머니의 행동이 돌변했습니다마치 고등학생이 되기를 기다렸던것마냥, 고등학생이 되자마자 말을 먼저 걸어오기 시작했습니다처음에는 마냥 기뻤으나, 그 뒤에는 어색함과 어렸을때의 상처가 되새겨졌습니다.그리고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힘듭니다.평생 차가웠던 대우만큼 저도 어머니를 차갑게 대하게 됩니다어떻게 해야 어렸을때 부러워했던 애들처럼, 어머니를 친근하게 대할 수 있을까요저도 다른사람들처럼 어머니를 사랑하고 싶습니다.근데 아무리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사도, 생신날 직접 주문제작한 생화을 드려도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나 사랑은 없었습니다.아버지도 챙겨드리니, 어머니도 챙겨드리는 것. 같은 존재였습니다.이런 제가 너무 스스로 밉습니다. 기껏 고등학생이 돼서, 어머니가 저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어주시기 시작했습니다근데 정작 늘 생각했던게 이루어지니 어떻게 헤야할지 모르겠어요. 참고로 아버지와의 관계는 나쁘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어렸으셨을때 바빠서 자주 얼굴을 보지 못했을 뿐대화를 하면 항상 웃으면서 받아주셨고 차가웠던 기억은 그다지 없습니다.맞지 않았다는건 아니지만, 사소한 질문에도 웃으면서 저를 다리위에 앉힌다음 천천히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주신걸 기억합니다.맞은 다음에 눈이 부운채로 자는 저를 어루만지고 일을 가셨던걸 아직 기억합니다아버지와 영화를 보고가고싶다했더니 수 개월이나 지났지만 같이 영화를 볼 시간을 마련해주셨습니다어버지에게는 항상 감사하고 있었습니다.어머니를 사랑하지 못하겠습니다. 아무리 속으로 어머니를 생각해도, 사랑한다고 거짓말로 받아쳐봐도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그 어떤 감사도, 사랑도 없습니다제가 너무 못되먹은 딸인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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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176.***.*** (127.176.*)
질문자분이 못되먹은 딸인게 아닙니다.질문자분께서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하며 글을 씁니다.답변이 도움 되셨다면 "포인트 선물"버튼을 클릭하셔서 마음을 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