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심리학과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지내고 있는 대학원 4학차 학생입니다. 이 분야에 아직 실전 경험은 없지만 여기에 지내면서 제가 이 길을 가도 되는지에 대해 너무나 많은 의문이 듭니다. 저에게는 부모님(어머니)과의 문제와 대인관계에서의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 왕따를 심하게 당했고, 그로 인하여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히 타인의 시선이나 표정에 과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발표를 하거나 제 생각을 제대로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윗사람(계급, 학번, 선배, 지식적 우위, 나이 등등)이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그들이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도 저는 어떻게 받아야하고, 어떻게 돌려드려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오는 그 호의 자체가 저에게는 어떻게 해야할지 너무도 겁납니다. 그리고 이 둘이 만나서 생긴 결과는 끝없이 낮은 자존감입니다. 최근에 전국마음투자사업을 통해 8회기 정도의 짧은 자기 분석을 받았습니다. 이후 더 상담을 받아야 알겠지만 상담 중에 제가 들은 결과는 저에게 너무나 충만한 분노와 억압, 그리고 타인과 나 자신에 대해 경계가 서있지 않으며, 그리고 손상된 자율성, 스스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결과를 듣고 왔습니다. (상담 시 받은 심리 검사는 SMQ, PMQ 입니다) 저는 저에게 있는 문제로 인해 이러한 결과 나오고, 하나하나 이겨내면 될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상담이 종결되고 5주도 채 지나지 않아 저는 제 스스로 일상이 하나하나 무너져 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제가 해야만 하고 할 수 있는 일에서부터 도망치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면서 친구들을 찾습니다. 하지만 정작 저는 거기서 아무런 위안도, 즐거움도 없지만 그냥 반응에 맞춰서 크게 웃고, 얘기를 듣다 옵니다. 이제는 시간이 지나다 보니 신체화 증상까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일상생활에 아무 일이 없어도 저는 흉통을 느끼며, 너무나 빨라지는 사고 속도를 제가 따라잡을 수가 없어 아무것도 못하고 인스타그램이나 유큐브만 멍하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제와서 제가 미룬 일들을 다시 해낼 자신도 없고,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요. 지금 상담 실습과 논문을 병행 중인데 논문은 더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고, 상담 실습 중에는 네가 내담자에 대해서 마음을 스스로 닫아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하지만 이러는 와중에도 제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 필계라고 느껴지고, 남들도 다하는 건데 나도 해야만 해, 라는 생각도 듭니다. 생각은 들지만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전문가 상담도 상담이지만 제가 일상에서 해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질문하신 내용을 읽으면서 지금 얼마나 힘들고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지 깊이 느껴집니다. 일상 속에서 해야 할 일들 앞에서 무기력해지고, 관계 안에서도 진정한 위안을 얻지 못한 채 스스로를 지탱하려 애쓰는 모습이 참 고단했을 것 같아요.
말씀하신 대로, 어린 시절의 경험과 관계 속에서 느낀 어려움들이 지금의 불안과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더 무겁게 다가오셨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글로 표현해 주신 것은 이미 스스로를 돌보려는 큰 용기와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담 과정에서 억눌려 있던 감정이 드러나면 오히려 불안이나 혼란이 커지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지금의 신체화 증상이나 무너져가는 듯한 감각 역시, 그만큼 마음이 힘들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나만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당장 큰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하루에 잠시 호흡을 가다듬거나, 짧게 산책을 하거나, 마음을 정리하는 글을 쓰는 것처럼 작고 구체적인 자기 돌봄부터 시작해 보시면 어떨까요. 작은 시도들이 모여서 다시 스스로를 회복할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무게는 혼자만의 힘으로 버티기에는 너무 크다고 느껴집니다. 이전에 경험하셨던 상담처럼, 다시 한 번 전문적인 상담적 지지를 이어가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지금 말씀해주신 분노, 억압, 경계의 어려움, 낮은 자율성을 함께 다루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자신의 어려움을 솔직히 표현하고 도움을 구하는 그 용기 자체가 앞으로의 변화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주변의 전문상담기관에 방문하여서 다시 한번 상담을 받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방문하시게 된다면 이전에 받은 진단서도 같이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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